2015.06.30 01:43
여행 5일차 내용입니다. 직전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Memorial Day 연휴에 비싼 모압에서의 일정을 추진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Island in the Sky도 그렇고, 오늘 가는 Arches 국립공원 모두 체력을 많이 써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여행 후반으로 갈수록 피곤이 쌓이기 때문에 체력은 줄어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 초/중반은 좀 빡세게 만들고 후반 일정은 최대한 운전거리나, 전반적인 일정이 여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짜는 편입니다. 그래봤자 실제 가보면 그리 여유롭지만도 않습니다^^;
오늘 Arches 국립공원에서의 계획은 오전에 Double O arch 트레일과 해질녘의 Delicate arch 트레일을 하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컨디션에 따라 얼마나 볼지 여부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체력 부담은 덜하지만 결국 하루를 꽉 채우는 일정임에는 별 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Arches 국립공원은 연간 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Devils Garden 구역에 주차하는데에 애를 먹을 수 있어 최대한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아치스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7시 30분경이었습니다. 일찍 왔다 생각했는데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네요^^;; 제 뒤로도 차들이 금방 붙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La Sal Mountains한테 잘 잤는지 안부도 물으면서(?) 공원 제일 안쪽에 있는 Devils Garden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주차장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Landscape Arch까지는 0.8 mile로 무난한 길을 따라 걸으면 되고, 성인 기준으로 20분-25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Landscape arch 오른쪽으로 Partition arch도 빼끔 보이네요. 두 아치가 같이 보이도록 찍어봤습니다.
<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Landscape arch를 구경하고 나니 바람은 잦아들고 햇빛이 나면서 금방 더워졌습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double o arch 트레일을 시작하게되면 트레일의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1차관문 오르막이 나오는데 오르막"길"이 아니라 오르막"돌"입니다. 가운데에 있는 돌산을 오르는 것은 아니고^^;; 돌산을 끼고 왼쪽으로 올라가는 건데 높이는 결국 똑같습니다.
이 사진은 나중에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대략 높이가 짐작이 가실겁니다^^
이른 아침이고 제 앞에 가는 사람이 없어서 길이 헷갈렸었습니다. 약간 망설이고 있는데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소년이 저를 앞질러가길래 얼른 뒤에 따라붙었습니다. 근데 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생각보다 길이 많이 험하네요. 이 중학생 친구한테 이 길이 맞는지 물어보는데 자기도 모른답니다;;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올라갔는데, 나중에 내려오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잘못 올라간게 맞습니다. 아래 검은색 화살표가 제대로된 트레일 방향인데 저는 그보다 더 왼쪽인 빨간색 화살표로 갔습니다.
빨간색 화살표를 따라가면 아래 사진처럼 큰 바위들이 막 쌓여있고, 두 손, 두 발을 모두 이용해서 바위를 타고 올라가야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남녀 커플이 보이는데요. 이 사람들이 가는 길이 맞는 길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올라가는데 집중하느라 이분들이 안보였습니다ㅠㅠ 나중에 사진을 자세히 보고서야 발견하였고, 더 소름이 돋았던건 제가 올라간 바위가 Wall Arch가 붕괴된 잔해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Wall Arch의 흔적을 보고 싶었으나 표시도 없고, 둘러봐도 구분을 못하겠어서 포기했었는데 제가 아치 밑을 통과하면서 사진까지 찍었었네요@_@ 왼쪽에 보이는 기둥이 Wall arch의 한쪽 면입니다.
위에 올린 사진 2장을 다시 자세히 보면 Wall arch의 흔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돌길이 끝날때까지 올라가면 평지가 나옵니다.
표지판을 지나 5분정도 무난한 길을 계속 걸으면 Double O arch 트레일에서 가장 스릴넘치는 구간이 등장합니다.
이 표지판이 보인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바위를 딛고 올라가 능선을 타고 가면 됩니다!! 양 옆은 낭떠러지고 여러 fin들이 보이는데 샤라락 부는 바람을 맞으며 능선 위를 걸으면 시원 + 우와 경치 죽이네 + 발 잘못 디디면 큰일나겠다 + 가끔 오싹의 감정이 듭니다^^;
기획 시리즈인(?) 발샷은 잊지 않고 찍었는데, 서있는 것 보다 끝쪽에 앉아있는데 좀더 스릴 넘쳤습니다ㅋ
트레일을 이어가는데 뭔가 낯선 표지판이 보입니다. Black Arch는 홈페이지에서 본 기억이 없는데?? 최근에 새로 생긴 아치인가?하며 돌아나오는 길에 보기로 하고 우선 목적지인 double O arch로 길을 이어나갔습니다.
아치 앞에는 최근(2015년 4월 30일) 낙석이 있어서 관광객들의 주의를 요하는 경고문이 붙여져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인증샷 먼저ㅎㅎ 옆 아주머니께 부탁했는데 너무 잘 찍어주셨어요.
사진 가운데에 불끈 솟아오른 기둥이 Dark Angel인데, 트레일을 더 진행하면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primitive loop이라는 길고 긴 트레일이 나옵니다. 일부러 primitive loop을 하실 것이 아니라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면 됩니다.
글을 맺기 전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까 표지판만 보고 지나갔던 Black Arch가 어떻게 생긴 아이인지 보고 가야겠죠? (원본에서 수정된 부분입니다 - 수정일자: 7월 4일)
우선 landscape arch에서 ridge를 타고 걸어왔을 때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Ridge 거의 끝에서 찍은 저~ 위에 있던 같은 사진입니다.
진짜 Black arch는 overlook 표지판에서 fin들을 자세히 바라보면 저 멀리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fin들의 정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사실 그 목적으로 찍은거였습니다. 보이시나요?
가운데를 잘 보시면 짜쟌~ 요렇게 숨어있습니다.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도 당시엔 모른 상태에서 찍으니 아치라고 생각도 못했네요.
주차장으로 돌아올 때에는 구름이 본격적으로 걷히면서 해가 쨍하니 비췄습니다. 아치쪽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역시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보통때 같으면 Dark Angel까지도 갔다오거나 Pine Tree arch나 Tunnel arch 같이 금방 보고 나올 수 있는 보너스 아치들은 보고 나왔을텐데, 이날따라 귀찮아져서 바로 트레일을 마쳤습니다. Landscape arch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다시 찍어줬네요.
Double O Arch 트레일 정리
1. 공원 제일 안쪽에 있는 Devils Garden 주차장은 넓으나, 일찍 오지 않으면 자리가 나기까지 몇바퀴를 돌거나 아예 주차를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트레일을 마치고 왔을 때에는 주차를 못해 그냥 가는 차들이 있었습니다.
2. 왕복 4마일의 트레일을 하는데 2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8시15분-10시45분) Double O arch에서 20분간 사진찍고 간식을 먹으며 아치 주변을 서성인(?) 시간 포함입니다.
3. 고소공포증이 있으시거나 어린 아이들을 동반했다면 Landscape arch까지만 가시기 바랍니다. 그 이상의 트레일은 계속 오르막을 오르며 능선을 타고가는 높이를 즐길 수 있는 분만 가능합니다.
4. 그래서 등산화를 신어야하며, 그늘이 없기 때문에 모자와 충분한 물(최~소 1리터 이상)과 간식을 챙겨가면 좋습니다.
5. 그렇다고 엄청나게 어려운 트레일이 아니라 성인이라면 적당한 스릴과 약간의 힘을 쓰면서 여러 경치를 보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트레일이라고 생각합니다. Tripadvisor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한 바인데, 이 트레일은 아치에서 받는 감동보다는 트레일 자체가 재밌습니다.
6. 시간적 여유가 있고 체력이 되시는 분들은 Partition arch/Navajo arch/Pine Tree arch/Tunnel arch도 들르실 수 있습니다.
7. 몇년전 아이리스님이 올리신 Devils Garden지역이 총정리된 포스팅(클릭)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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