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14일 시카고를 출발해 미국 이곳 저곳을 자동차로 돌아보고 있는 삐삐롱스타킹입니다.

그동안 세상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 이제사 <미국자동차여행>누리집에 들어와 글을 적습니다. 

 

그동안 사우스 다코다, 덴버, 유타를 거쳐 와이오밍의 옐로스톤을 둘러보고 오늘 샌프란시스코 부근까지 왔습니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아이리스님, 빈잔님 등 여러 분들의 글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수님들의 글을 챙기면서, 나도 무언가 보답을 해야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제가 다녀온 지역에 대한 자료나 기타의 것은 나중에 집에 돌아가 천천히 올리고

여행중에 느낌을 잠시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제 옐로스톤을 빠져나왔습니다. 3박 4일간 머물면서 찬찬히 둘러보니 이제 옐로스톤이 제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았습니다.

어제 점심은 서쪽의 매디슨 강가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먹고, 매디슨 강에 들어가 잠시 놀았습니다. 플라이 낚시를 하는 사람이 몇몇 있었어요.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앉아 있으니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ought It>이 생각났습니다.

그 배경이 아마도 옐로스톤 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청년 로버트 레드포드가 아름다운 강가에서 플라이 낚시를 하던 모습이 아스라이 떠오릅니다.

 

고지식하고 모범적인 형은 학자의 길을, 거칠지만 감성적인 동생은 기자의 길을 갑니다.

평범한 삶을 원한 형은 마을 축제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하지만, 동생은 인디언 처녀를 사랑합니다.

결국 동생은 불같은 성격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자신이 사랑한 인디언 아내에게 소년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로버트 레드포드가,

아내의 모습을 닮은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어린아이처럼 웃으면서 읍내에 나가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계속 제 머리 속에 오버랩 되었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영화 속 동생은 옐로스톤의 산과 강의 성품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하지만 불같은 성격, 그리고 이곳의 자연을 그대로 가슴에 품은 그이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상관하지 않고 인디언 처녀를 사랑한 것 같습니다.

 

어젯밤 우리는 먼 길을 조금이라도 더 가기 위해 밤길을 달렸습니다.

구름 사이에 아름답게 자태를 드러내는 초승달과 반짝이는 별들이 한 치의 때가 묻지 않은 것처럼 맑고 투명해보였습니다.

그 달이 마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인디언 아내처럼 느껴지고, 그 별들이 순박한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느껴져서 참 정겨웠습니다.

덕분에 무서운 밤길 운전이 낭만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동생 로버트 레드포드가 옐로스톤 강과 함께 제 마음 속에 들어와 버렸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도서관에 가서 <흐르는 강물처럼> DVD를 다시 한 번 빌려다 봐야겠습니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인 캘리포니아의 레드우드 국립공원을 가기 위해 옐로스톤을 나와 아이다호 주의 트윈폴스를 거쳐 네바다의 윌스에 묵었습니다.

잠시 들른 트윈폴스도 참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협곡 사이에 펼쳐진 아름다운 강과 폭포, 그리고 도시도 깨끗하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캐년 림에 작은 공원과 비지터 센터가 있습니다. 그 공원 바닥을 보니 이곳의 개발에 힘쓴 이들과 이 공원을 만드는 데

도네이션을 한 사람들의 이름이 바닥의 벽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미국의 힘은 나눌 줄 아는 일반 서민들에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곳에 사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성격이 편안할 것 같습니다.

 

네바다로 가는 밤길 운전이 조금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사고 없이 잘 마쳤습니다.

최대한 멀리까지 가서 자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가도가도 마을이 없어서 결국 100마일을 달려 80번 고속도로에 들어서야 마을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은 잠이 들었고, 한치 앞도 안보이는 깜깜한 도로는 긴장감의 연속이었습니다.

다행히 앞에 트럭을 만나 트럭을 따라가니 참 안심이 되고 밤길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멀리서 도시의 불빛이 보이자 정말 반가웠습니다.

도시에 살면서도 늘 시끄럽고 복잡해서 좋아하지 않았던 도시이건만, 어제 밤은 정말 안락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시는 밤길 운전을 하지 말자고 남편과 약속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 가족은 80번 고속도로를 달려 새크라멘토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들과 황량한 초원을 가로길러 가고 있습니다.

임재범이 리메이크 한 윤복희의 <여러분>을 온 가족이 부르면서 지평선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저 지평선이 끝나는 곳에 가면 또 어떤 모습이 우리를 기다릴까 기대됩니다.

 

순간 바다가 그리워집니다. 비릿한 바다내음까지도요.

내일은 샌프란시스코를 잠시 거쳐 1번 해안 도로를 타고 레드우드 부근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태평양 해안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지 기대가 됩니다.

 

다음에 여행 도중 시간히 허락되면 글을 올리겠습니다

사진도 못올리고 글만 올리네요. 이러면 영 재미없는데...

나중에 정리되는 대로 올려보겠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샌프란시스코 옆동네 오크랜드에서

삐삐롱스타킹 드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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