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보다 마무리가 10배는 더 어려운 게 여행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초심을 잃지 말고 꼭 마무리를 짓자 다짐하며.. ^^


(7일) Chinle-holbrook


1. 나바호족이 운영하는 Chinle의 홀리데이인 호텔은 모뉴먼트 밸리 더 뷰 호텔처럼 조식은 불포함. 서빙이 느린 것도 비슷합니다. ㅎㅎ


2. 조식 먹고 Canyon de Chelly 비지터센터로 출발. 숙소에서 5분도 안걸립니다. 비지터센터에서 언제나처럼 Park  Film 시청. 그런데 풍경이나 관광 코스를 소개하는 일반적인 파크 필름과 다르게 Navajo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Canyon Song>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틀어줍니다. 화질도 너무 좋고 화면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내용이 슬프면서도 감동적입니다. 미국 개척 시대에 Navajo족들이 백인들로부터 땅과 언어와 문화를 빼앗겼던 비극적이고 혹독했던 과거(마치 우리 민족이 러시아에서 강제이주 당했던 것 처럼.... 백인 군대에게 강제이주 당했다가 빈손으로 300마일이나 되는 사막을 걸어 다시 되돌아 오고, 우리나라 일제시대 때처럼 고유의 말과 풍습을 지킬 수 없었던 수난의 역사..) 와 그 결과 지금도 어렵게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이 가슴 아프더군요. Canyon de Chelly 방문하실 분들은 꼭 보시길. (검색해보니 https://vimeo.com/161196023 여기서도 볼 수 있네요.) 이 필름을 보고 나니 왠지 을씨년스럽던 Chinle라는 도시와 오가며 마주치는 나바호족들의 어두운 표정들이 조금은 이해가 가더군요.  캐년드셰이의 나바호 인디언들의 역사는 베이비 님이 쓰신 글에도 잘 정리돼있습니다. (http://usacartrip.com/xe/usa_board/1787374)


3. 본격적으로 Canyon de Chelly 관광 시작. 노스림과 사우스림 드라이브 코스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스파이더 락과 화이트 하우스 트레일이 있는 South Rim Drive를 하기로 결정. 여기는 National Park 가 아니라 한단계 낮은 National Monumet 이기에 기대치를 좀 낮추고 출발했는데 소박하지만 운치 있는 계곡들이 펼쳐집니다. 파크 필름을 보고나서인지 주변의 풍경들이 뭔가 사연있게 느껴집니다.  Spider Rock Overlook 도착. 임팩트 있습니다. 무언가 강렬한 곳입니다. 한참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앉아서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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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돌아나오는 길에 Face Rock Overlook과 White House Overlook를 들렀습니다. 화이트 하우스 트레일은 아이들이 힘들다고 해서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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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느낌으로는 캐년드셰이는 스파이더락과 화이트 하우스를 볼수 있는 사우스 림만 다녀와도 충분해 보였습니다.   



4. 이제 Petrified Forest NP가 있는 홀브룩으로 이동.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랑 피자로 점심 떼우고 출발. Petrified Forest 국립공원은 대한항공의 유명했던 cf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에 등장했던 곳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습니다. Chinle로 부터 약 100마일 2시간이 좀 안걸립니다.


5. 공원 북쪽에 있는 Painted Desert Visitor Center 들려서 Park film 관람. 거대한 나무들이 화석이 됐다는 말에 아이들이 급 호기심을 보입니다. 한참 열심히 하더니 시들해 했던 주니어 레인저도 다시 하겠다고. 이곳은 비지터 센터가 북쪽과 남쪽(Rainbow Forest Museum) 2곳에 있어서 일직선으로 이동하며 관광하는 구조라 편리합니다. 레인저 아주머니께 어디 돌아볼지 족집게 과외하고 출발.


4. Painted Desert Inn :옛날 서부시대 식당과 숙소 분위기 느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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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Route 66 Alignment : 루트66 위의 자동차 앞에서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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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Newspaper Rock : 멀어서  그닥 잘 보이지는 않았어요.


7.Blue Mesa Trail 1mile: Petrified Forest NP에서 꼭 해야하는 트레일이라는 블루 메사 트레일. 강력 추천 코스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역시 멀리서 보는 것 보다 트레일로 내려가면 새 풍경이 열리는 진리는 여전합니다.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다녀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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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이날 공원 관광을 마무리하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볼것도 많고 트레일도 너무 멋져서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너무 대단한 풍경들을 많이 봐서 혹시나 시시?하지 않을까 했는데 Petrified Forest NP는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하더군요. 역시 "National Park"는 괜히 지정되는게 아니다..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일단 숙소로 귀환하고 나머지 관광은 다음날 하기로.


숙소:Best Western Arizonian Inn($7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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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Holbrook-Sedona


1.Crystal Forest 0.75mi : 전날 레인저 아주머니가 추천했던 트레일. 크리스탈로 변해버린 거대한 태고적(공룡시대 보다 더 앞선시기라는..) 나무들을 원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하이킹이냐"며 입을 삐죽대던 아이들도 다채로운 빛깔의 단단한 돌덩이가 된 통나무들이 눈앞에 펼쳐지자 신기하다며 다시 즐거움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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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ainbow Forest Museum 박물관 관람하고 주니어레인저 뱃지 수령


3. Giant Logs Tail : 박물관 뒷쪽에 있는 잘 꾸며진 트레일을 10~20분 정도 한 바퀴 돌아보며 사진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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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념품 가게 들러 구경하고 아이스크림하나 먹고 휴식한뒤 홀브룩으로 이동 피자헛에서 점심.

 
5. 이제 마지막 목적지인 세도나로 이동합니다.

플래그스태프에서 세도나로 내려가는 길 89a 도로 상태가 너무 좋지 않습니다. 울퉁불퉁 정신없이 패인 아스팔트들... 도로 보수 공사좀 했으면 좋겠더군요. ㅎ 어차피 숙소도 세도나 시내가 아니라 북쪽 계곡 Oak Creek 길가에 있는 곳으로 잡았기 때문에 세도나는 반나절동안 패키지 관광모드로 사진만 찍고 빨리빨리 이동하기로 결정. 남편이랑 저도 급 정신력도 체력도 떨어져서 이젠 쉬고싶네요 ㅎㅎ  


6. Airport mesa, Chapel of the Holy Cross 빨리 보고 나서는데 작은 아이가 갑자기 배고프다고 아우성 난리난리. 관광이고 뭐고 주차장 차 안에서 컵라면 하나 말아 주고 급한 불을 끕니다. 


세도나1.JPG


세도나2.JPG


세도나4.JPG



7. 대충 먹여서 Cathedral rock 이랑 Bell Rock은 근처에 가서 쳐다보고 사진만 찍었습니다. 봄방학이라 그런지 오가는 길 차도 막히고 사람들이 엄청 많고 주차장도 붐비고 정신없더군요. 뜨거운 오후 햇살에 차안에서 내리기도 귀찮아 집니다. 제가 작년부터 기대했던 세도나인데 체력 떨어진 여행 후반에 오다보니 Vortex고 뭐고 아무 생각이... ㅎㅎ


세도나3.JPG



8. whole food market 에 가서 장을 봅니다. 세도나 홀푸드 깨끗하고 좋습니다. 오븐에 구운 따뜻한 닭다리랑 맥주 사가지고 숙소로  다시 산 길타고 계곡을 올라갑니다. 도착한 숙소는 숲속에 있는 고급스런 복층 통나무집. 세도나 지역은 숙박비가 어이든 비싸더군요. 원래는 에어포트메사 옆으로 잡았다가 부엌있는 방이 없어 계곡 옆으로 잡았는데 어차피 돌 구경은 실컷 했던 터라 잘했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만에 넓고 쾌적한 곳에 오니 살 것 같습니다. 럭셔리한 주방에서 LA에서부터 아이스박스에 싣고 온 떡볶이 꺼내 만들고 치킨+맥주 먹고 애들은 신나서 윗층 아랫층 뛰어다니며 놀다 거실에서 퍼즐 맞추기 하고 쉽니다.


*숙소:Junipine Resort($1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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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Sedona-Needles


1. 숙소를 최대한 즐기자며 오전 11시까지 늘어지게 있다가 체크아웃. 한국 휴양림으로 피서온 느낌입니다.


2. 숙소에서 5분 거리 Sliding Rocks 계곡에 수영복 챙겨입고 갔습니다. 사람들이 버글버글... 물이 너무 차가워서 수영은 엄두도 못내고 물속에서 잠시 왔다갔다 하는 정도만. 애들은 그래도 너무 차갑다면서 계곡 건너기 놀이를 하며 재밌어 하네요. 


세도나5.jpg



3. 한참 놀다가 피크닉에어리어에서 아침에 숙소에서 만들어온 김치볶음밥으로 점심


4. 자리 털고 일어나 이젠 집쪽으로 go go. 가는 길에 루트66 선상에 있는 도시 Oatman에 들릅니다. Oatman 가는 루트 66가 꼬불꼬불 시골길에 경치가 무척 좋더군요. 


오트맨1.JPG


마을에  도착하니 당나귀 2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미리 마트에서 준비해 온 당근을 준 것까진 좋았는데..

 

오트맨2.JPG


오트맨4.JPG


너무 탐욕스러운 이 당나귀들이 차 안까지 머리를 들이밀고 과자 봉지를 물어뜯는 차량 난입 불상사 발생!! ㅎㅎㅎㅎ 당황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다른 관광객 아주머니가 당나귀를 잡아 끌어내줘서 겨우 탈출. 진짜 무서웠답니다!! @.@  


이제 마지막 숙박지인 니들즈로 이동.

 
5. 니들즈 모텔 투숙. 마지막 만찬으로 모텔 앞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시켜 먹었는데 고기가 질기고 맛이 별로네요. ㅋ  


숙소:Colorado River Inn($1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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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Needles-LA

마지막날 집에 오는 길 고속도로 주변에 노란 야생화가 만발입니다. 작년 겨울 캘리포니아 지역에 내린 십여년 만이라는 이례적으로 많은 비 덕분에 올 봄엔 사막에도 야생화가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겨울에 비가 많이 올땐 '하필이면 왜 내가 와있을 때 이런 날씨라니 참 운이 없네.. ' 했는데 그 비 덕에 지금은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봄을 누리고 있네요. 사람 사는 일도 이러하겠죠?


오트맨5.JPG



이렇게 두번째 그랜드 서클도, 저희 여행기도 무사히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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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숙소는 일단 사전에 예약해 놓고 출발 1주일 전쯤에 다시 확인해보니 10~20불씩 가격이 떨어진 곳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예약을 여유있게 하신 경우는 한 번씩 가격 체크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9박10일씩 2번의 그랜드서클에서 제 개인적인 순위를 매겨보면 

1.Arches , Canyonlands NP   2. Bryce Canyon, Monument Valley    3. Mesa Verde, 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 입니다.


사실 작년 여름 미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여러 일들로 심신이 지쳐서 여행이고 뭐고 ㅎㅎ 사실 별 의욕이 없었습니다. 처음 길을 떠날 때는 미국오면 남들 다 간다니 숙제하는 마음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아이리스님이 운영하시는 이 사이트 덕분에 혼자 생각만으론 엄두내지 못했을 곳들까지 다니면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광활한 자연 속에서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되었답습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들 미국에서 즐거운 자동차 여행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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