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우왕좌왕~ 미국서부여행 준비

2004.09.08 18:23

제로니모 조회 수:3133 추천:94

처음 시작은 별로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3~4년 전에 아이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큰아이에게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미국여행'을 해보자고 했었거든요. 사실 저는 중간에 그약속을 잊은 적도 있었는데 우리 큰아이는 한번도 잊은적 없이 기대를 하고 있었답니다.
또 한가지는 와이프에게 대한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모두 몸이 불편하셔서 병원 출입이 잦으신데, 모든 수발을 다하고 있는 와이프에게 무엇 인가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싶었습니다.

아! 그리고 자그만한 이유중의 하나지만 내년에는 국내 항공사 마일리지 티켓의 혜택범위가 확 축소된다고 하더군요. 지네 맘데로 하는 것이 열받기도 하고 아깝자나요 ^^
(가족 네명중 두명치를 마일리지로 가게되어 비용은 조금 절약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두달쯤 전부터 미국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9월17일 미국도착 9월27일 미국출발. 출발일은 새벽 00:30에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므로 미국에 머무는 시간은 만10일이 되겠군요. 국내 여행사가 파는 여행상품으로 표현하면 "환상의 미국 서부일주 12일!" 정도.

처음에는 주로 LA시내에 머물면서 아는 사람들 좀 만나고, Theme Park이나 Beach를 왔다갔다하며 시간 보내고, 여행사 Package로 Grand Canyon, Las Vegas 정도를 다녀올 생각이었습니다. 보통 2박3일 짜리더군요. 욕심내면 SF 까지 갔다오는 5박6일 짜리도 있었고...(SF에 친한 친구 있어서 볼까 했는데...)

지금은......
헉! 우리가족 끼리 렌트카로 도는 5박6일 짜리 철인경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의 미국 경험은 출장으로 세번(LA와LV, Chicago, LA) 가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모든 일정을 회사에서 arrange 해주고, 이동이나 Business는 지사사람이 동행해 주었기 때문에 저는 그냥 뒤나 졸졸 쫓아다니는 수준이었습니다.
한번은 업무일정을 빨리 마치고 직원들과 함께 렌트카로 LA-Grand Canyon-Las Vegas-LA를 2박3일에 돌아본 적은 있었습니다만 그때도 똑똑한 후배 하나가 거의 모든 부분을 알아서 해줬었습니다.
(이땐 무모할 정도로 계획 없이 무식하게 돌아다녔습니다. 96년이었는데 그땐 이싸이트가 없었걸랑요..^^)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것을 제가 책임져야 하는 여행이라서 두려움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습니다.

어느 집이나 그렇지만 아이들은 자연경관에 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미국가서 하고 싶은 것을 적어보라고 했더니 어디서 찾았는지 LA주변에 있는 Theme Park을 모조리 찾아서 적어 왔더군요. 반면에 저와 와이프는 도시보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타입이라서 서부여행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요.... 그래봤자 우리 부부가 아는 미국의 자연이란게 별로 없습니다. 이름이야 알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고, 어떻게 가야하고, 어떻게 놀아야하고 하는 것들은 전혀 모르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ㅎㅎㅎ 어느정도 여정이 그려집니다. 설명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여행의 재미이겠지요? 소풍가서 보다 가기전에 장기자랑 준비할 때가 더 재미있듯이...

여담입니다만 바로 어제 미국 사는 친구랑 저녁을 먹으며 여행계획과 관련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이친구! 별로 다녀 본데가 없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모뉴멘트벨리 짚 투어가 궁금해서 물었는데 모뉴멘트벨리의 위치도 모르더라고요...ㅎㅎㅎ 그러고 생각해 보니 제가 아직도 한강 유람선을 타보지를 못했습니다.^^

처음으로 한일은 교보문고에 가서 미국여행 관련 책자를 사는 것이었습니다.(12,000원인가? ^^) 집에와서 가족 모두가 돌려봤지요. 아이들은 Theme park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었고, 우리부부는 요세미티와 그랜드캐년 이외에 데쓰벨리와 세도나, 모뉴멘트벨리 그리고 아주 적은 정보지만 자이언캐년과 브라이스캐년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고민이 되더군요...
쉽게 생각한 여행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머리도 같이 꼬여가며 이런저런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고생해봐?', '에이씨~ 거기도 사람사는 곳인데 모!', 이럴때 아니면 언제가봐?' 등등...

그래서 서부여행을 package가 아니고 렌트해서 가족끼리 다니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처음에는 Package로 돌려고 했던 LA-그랜드케년-Las Vegas를 2박3일이 아니고 3박4일에 돌려고 했습니다. 여행사에 물어봤더니 Package여행에서는 라플린 정도에서 숙박하기 때문에 그랜드캐년의 일출, 일몰을 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전에 봤던 그랜드캐년의 일출을 잊을 수 없었고, 그모습을 우리 가족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우리끼리 다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이런 저런 여행 관련 싸이트들을 헤엄쳐 다니기 시작했고 별일 없이 여행계획이 세워 졌습니다. 전에 한바퀴 돌아봤기 때문에 두려움도 별로 없었구요.

그런데 '딴지관광청'에서 '여행은 취향이다!'라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Grand Circle>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고, 이에 따라서 여행계획이 뒤죽박죽되고, 따라서 머릿속이 다시 엉크러졌습니다.
계획변경!
LA-Las Vegas(1박)-Zion Canyon-Bryce Canyon-Kanab(2박)-Grand Canyon(South) NP(3박)-LA
날수는 그대로이지만 여정이 빡빡해 졌습니다.

여기서 마구마구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랜드케년 North도 가보고 싶고, 세도나도 가고 싶고, Moniment Valley도 가고 싶고....
특히 모뉴멘트벨리는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어쩌면 방송CF의 영향인지도 모르겠죠. 아니면 나도 모르게 인디언 피가 흐르는지도...(제 아이디 처럼^^)

하루 늘렸습니다!
LA-Las Vegas(1박)-Zion Canyon-Bryce Canyon-Page(2박)-Monument Valley-Grand Canyon(South) NP(3박)-Grand Canyon관광-Williams(4박)-LA
일정상 하루에 6~7시간씩 운전해야하는 강행군! 그럼에도 '하루만 더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계속 들고....
아마도 하루가 더생기면 새로운 장소를 추가해서 여전히 '하루만 더~'라고 생각하겠죠.

이쯤에서 victor님 싸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도로선택이나 숙소, 관광지 소요시간 등 때문에 헷갈리고 있었는데 이 싸이트에 있는 고수님들 덕분에 명쾌하게 해결 할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여정이 탈수기에서 바로 꺼낸 쭈글쭈글한 바지였다면 고수님(특히 Baby님 감사합니다)께서 정리해 주신 것은 다리미로 깨끗하게 다려놓은 날선 양복바지 같습니다

현재 계획중인 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734번글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Baby님께서 다리미로 확~ 펴 주셨습니다^^)
LA-Death Valley-LV(1박)-Zion Canyon-Bryce Canyon-Bryce Canyon입구쪽 어딘가(2박)-Bryce Canyon-Capital Reef-Torrey(3박)-Natural Bridges-Monument Valley-Grand Canyon NP(4박)-Grand Canyon NP관광-Staffplag(5박)-LA귀환
또 하루가 늘었지만 Zion Canyon, Bryce Canyon, Grand Canyon은 충분치는 않지만 어느 정도 맛을 보며 지나갈수 있는 여정입니다. 게다가 지나가는 NP만해도 몇개입니까? 여행갔다가 돌아오면 '나, 어디어디 갔다왔당~~'라고 말할수 있는 얘기꺼리가 왕창 늘어나는 것이지요. 물론 주차간산이므로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LA에 머무는 시간이 단축되게 되어 엄마 아빠는 좋은데 아이들 Needs의 상당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아이들한테 여정에 관해서 말은 안했지만)

그래서 지금은 차선책 하나를 그려 놓고서 고민중입니다.
LA-Death Valley-LV(1박)-LV(2박)-Zion Canyon-Bryce Canyon-Torrey(3박)-Capital Reef-Natural Bridges-Monument Valley-Grand Canyon NP(4박)-Grand Canyon NP관광-Staffplag(5박)-LA귀환
LV하루 더 잡은 것은 서커스라도 보려 함이고, 대신에 Zion Canyon은 Bryce Canyon을 가는 통과 도로가 되는 것이겠죠
이러면 고생-편안-왕고생-고생-편안-편안 한 일정이 되더군요^^

이러나 저러나 철인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뭐 어떻습니까?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면 되겠지요... 제발 계획데로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직도 걱정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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